주저리주저리 2007. 2. 14. 18:10
  존경하는 인물 1위에 정약용이라고 매번 써놓고는 그분의 저서 한번 읽어보지 못했었다. 그래서 방학에 마음을 먹고 잡은 책이 목민심서다. 한권짜리 단권으로 그냥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정도의 책을 골랐다.

 1장을 펴보니... 부임할때...
 2장부터 끝날때까지 부임해서 현지에서 할일과 지킬일에 대해서 써 있었다...

 "이거 메뉴얼이잖아."

 처음으로 든 생각은 지방 관리로 발령이 났을 때 행동 요령을 상세하게 설명해 놓은 '메뉴얼'이라는 생각이다.

 각 상황에 맞게 일어날 상황과 대처 요령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 놓았다. 이방이나 호방등이 텃세를 부릴때, 기존의 역이 잘못되었을때 등등의 상황별 대처요령과 마음가짐에 대해서 정말 상세히 적어놓았다.

 그렇다면 왜 이 글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하는지 나름대로 생각을 해봤다.

그 당시 행동지침이나 메뉴얼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당신이 군대에 들어갔을 때, 혹은 대학교에 처음 들어왔을때, 회사에 처음 입사해서 부서에 첫 출근을 했을 때 무엇을 해야되는지 알고있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요'라고 할것이다. '잘', '열심히' 같은 마음만 앞서는 대답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을 해야 되는지 자세히 알고있는 사람은 없다. 그런 면에서 지방으로 처음 발령받은 관리들이 그곳에서 어떻게 행동을 해야되는지 자세하게 적어놓은 '목민심서'는 조선후기 관리들에게 또다른 지침이 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IT강국으로 들어서면서 많은 기술을 개발하고 표준을 만들고 그에 따른 '메뉴얼'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 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고 한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 행동지침이나 메뉴얼을 만드는 일이다.

 사람들이 널리 보고 길을 제시하는 것이야 말로 선구자로서 할 일이다. 정약용 선생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posted by 동글동글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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